명탐정 코난 80권

  드디어 명탐정 코난이 대망의 80권을 찍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42권을 보며 이제 코난도 완결이 얼마 안 남았구나(...)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덧 42권 이후로 40여권이 더 나온 걸 보니 참 감회가 새롭다;;

 

  어쨌든 80권의 서두는 지난 권에서 미처 해결되지 못했던 흡혈귀 살인사건이 이어졌는데, 사실 사건의 트릭 자체는 명탐정 코난의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어설픈 편이라 별다른 감흥을 주지는 않았지만,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명탐정 코난에서 사지절단(!)을 활용한 트릭이 나와서 조금 놀라긴 했다. 사실상 일본의 국민만화 반열에 들어간 이후 어지간하면 잔인한 묘사를 자제해왔던 명탐정 코난이었던지라, 조금은 충격적이었고나 할까.

 

  두 번째 사건은 언제나 그렇듯 사건에 말려든 소년 탐정단이 얽힌 이야기였는데, 사건 자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난한 긴장감, 무난한 트릭, 무난한 결말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권에서 가장 뿜게 만드는 장면을 보여주었으니, 바로 아무로 토오루가 풍향을 토대로 날아간 영수증을 찾는 장면이었다(...) 아예 말이 안 되는 장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길거리에서 날아간 영수증을 바람의 방향을 추적해 찾아내는 걸 보면서, 그래도 나름대로 리얼리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코난의 세계관이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이번 사건에서 소년 탐정단은 시체를 발견하고서, 비명 한 번 지르지 않고 담담하게 사건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름대로 관록이 쌓인 것 같아, 웃기기도 하고, 이건 좀 아닌가 싶기도 해서 기분이 참 묘했다;

 

  세 번째 사건은 코난의 주요 사건 발생지 중 하나인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사건이었는데, 간만에 조금은 참신한 트릭이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사건이다. 다만,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세라와의 관계는 떡밥만 던지고 끝났는데, 73권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캐릭터인만큼 앞으로 몇권 정도 떡밥만 더 던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슬슬 떡밥을 풀어야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유독 세라 관련 떡밥은 내용 진전 없이 던졌던 떡밥 안에서 돌고도는 느낌이라.

 

  네 번째 사건은 코난이 초장기연재작이 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경향이 반영된 에피소드인데, 그 경향이란 비중없는 조연들도 전부 러브라인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미야모토 유미가 주인공이 되었다. 도쿄 경시청의 조연들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없는 캐릭터였는데,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유미도 러브라인이 형성되었다. 사실 조연급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낮았던 유미마저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걸 보며, 새삼 코난이 초장기연재작이라는걸 느겼다(...)

 

  80권에 사건이 여럿 수록된 관계로 마지막 사건은 딱 한편만 수록되어, 말그대로 서두만 보여주고 81권으로 이야기를 넘겼는데, 검은 조직이 연루된 사건이란 냄새를 물씬 풍기는지라 나름 흥미로울 것 같긴 하지만, 뭔가 사건 자체는 평이하게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