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극장판 5기: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2001) - 발전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작품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원작과의 차별화, 그리고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액션씬에 많은 공을 기울여왔다. 1기 시한 장치의 마천루부터가 연쇄 테러범과의 대결이라는 소재를 통해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2,3,4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극장판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이번 작품에서는 빌딩 테러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만 빌딩 테러라는 소재는 이미 1기 시한 장치의 마천루에서 다뤄진 적이 있었는데,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은 이를 의식했는지 1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는 어디까지나 연쇄 테러범의 테러를 막기 위한 코난의 활약을 그려내었다. 물론 작품 후반부 빌딩에 갇힌 코난과 란의 모습이 그려지긴 하지만, 1기의 주 목적은 어디까지나 테러를 막는 것에 있었다. 그러나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에서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코난의 목적은 테러를 막는 것이 아닌 이미 테러를 당한 빌딩을 탈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1기가 다이하드와 같은 액션 영화였다면, 5기는 일종의 재난 영화인 셈이다.

 

  사실 1기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진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에서는 극장판 최초로 검은 조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명탐정 코난의 3대 흥행요소 중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기에, 극장판에서 검은 조직이 언젠가 등장하리라는 건,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 문제는 명탐정 코난 TVA와 극장판은 모두 원작과의 연계성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섣불리 검은 조직과의 전면전을 그렸다가는 이러한 부분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은 검은 조직을 등장시키킨 했지만, 그들과의 전면전이 아닌, 검은 조직이 일으킨 사건을 수습해나가는 방향으로 내용을 전개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1기와 5기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검은 조직과의 전면전이 아니라는 점은 사실 팬의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은 코난 일행의 빌딩 탈출 과정을 스릴 넘치게 그려냄으로써 이러한 부분을 만회해냈다. 극장판 중 재미로는 최고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의 내용 전개는 시리즈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탄탄한 편이다.

 

  이렇듯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로부터 4년 후에 제작된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은 검은 조직을 등장시키고, 탄탄한 진행을 보여주어, 1기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 가지 부분에서 1기의 단점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데, 그건 바로 범죄동기의 빈약함이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초창기라 볼 수 있는 1,2 때 액션에 많은 비중을 두다보니 스토리나 범인의 범죄동기 면에서 아쉬운 면을 노출하였는데, 이러한 단점을 3,4기는 스토리를 대폭 보완하면서 만회했었다. 그러나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은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는 나쁘지 않았으나, 다소 엉뚱한 범죄동기를 보여줌으로써 1기와 마찬가지로 몰입감을 저해하고 말았다. 5기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이 극장판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 전개를 보여준 것을 감안한다면, 극장판 초창기 때의 실패를 반복한 건, 꽤나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