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극장판 2기:14번째 표적(1998) - 구색맞추기가 되어버린 범죄동기

 

  명탐정 코난 극장판 2기인 14번째 표적은 전작이 추리보다 액션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 것에 비해 비교적 추리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작품이다. 물론 극적인 효과를 위해 후반부에 건물이 붕괴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1기에 비해 추리가 강화된 편이다.

 

  14번째 표적은 작품의 설정이나 연출 면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명탐정 코난은 애니메이션이 원작의 설정을 보완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14번째 표적 역시 그러한 경우의 하나로 이번 작품에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모리 코고로의 과거사가 밝혀진다. 이번 사건에서는 모리의 과거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그의 과거가 밝혀진 것인데, 어찌되었든 원작의 팬들에게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 밖에도 모리 코고로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던가, 사격의 명수라는 설정은 14번째 타겟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연출 면에서 인상깊은 부분은 역시나 모리 코고로의 과거사와 연결되는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이 장면에서 코난은 과거 모리 코고로가 처했던 것과 똑같은 상황에 마주하게 되는데, 코난이 이 때, 모리 코고로와 똑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장면은, 14번째 표적의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스토리 면에서는 1기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다. 14번째 표적의 사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abc살인사건과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트럼프 카드의 숫자에 맞춰 모리 코고로 주변의 인물들이 차례대로 습격을 당한다. 이 중에는 명탐정 코난의 주요 조역들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를 끄는데, 2시간이 채 안 되는 극장판의 상영시간 문제도 있고, 13명이 차례대로 습격당하는 걸 보여주면 극의 긴장감도 떨어질 우려가 있기에 마지막에는 아직 습격을 받지 않은 인물들이 한 장소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밝혀진 범인의 정체는 나름대로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는데, 문제는 13명이나 되는 인원을 습격한 것 치고는 범죄동기가 다소 빈약했다는 점이다. 1기에서도 범죄동기의 빈약함으로 후반부 전개를 무너뜨린 적이 있는데, 2기에서도 똑같은 문제점이 반복된 것이다. 1기의 문제점을 인식한 건지, 최초의 범죄동기는 그럴 듯했지만, 13명이나 되는 인원을 습격할 범죄동기로 성장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러웠다.

 

  극장판의 제작진이 재미있을 법한 사건을 먼저 만들고 그에 따라 범죄동기를 덧붙인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14번째 타겟의 범죄동기는 허술한데, 사실 이야기야 어떤 방식으로 만들든 짜임새만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아쉽게도 14번째 타겟의 범죄동기는 그저 재미있는 사건을 만들기 위한 구색맞추기가 되어버려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