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2011) - 야구판을 뒤엎으려는 한 남자의 도전

  야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2011년 개봉작 중 가장 주목한 영화 중 하나가 바로 '머니볼'이다. 그 이유는 최근에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본격적으로 야구를 주제로 한 영화였던 데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무엇보다도 메이저리그의 단장 빌리 빈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를 보기 시작했지만, 깊은 지식도 없는 데다가, 메이저리그 쪽의 지식은 그야말로 전무했다. 그러나 빌리 빈이라는 이름은 넥센 히어로즈의 이른바 빌리장석, 이장석을 통해 익히 들어왔던 터라,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지고 있긴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야구영화답게, 영화 속에는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의 풍경이 자주 나타나고, 자료화면을 통해 그 당시 영상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또한,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위해 움직이는 각 구단들의 모습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재밌었던 건, 영화 초반부 가르시아라는 이름이 등장했다는 건데, 여기서의 가르시아는 KBO에서 뛰었던 그 가르시아가 맞다. 이 과정은 야구의 체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영화는 이 부분을 비교적 쉽게 묘사해 놓았기에 야구지식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영화의 광고만 본다면, 이 영화는 가난한 구단이 획기적인 체계를 마련, 좋은 성적을 거두는 영화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 영화는 가난한 구단의 성공기보다는 빌리 빈의 인생 그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빌리 빈은 머니볼의 이론을 받아들여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하지만,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최종 우승에는 이르지 못한다. 가난한 구단의 우승을 통해 야구계의 판도 자체를 바꾸겠다는 그의 꿈이 좌절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빌리는 그의 머니볼 경영을 눈여겨본 보스턴 레드삭스에게서 거액의 연봉을 제시받게 된다. 자신의 꿈을 원없이 펼칠 수 있는 제안에 그는 갈등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딸이 자신을 위해 보내준 노래를 듣게 된다.

  'The Show'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어디로 갈지 모르겠을 때는 잠시 쉬어가라며 빌리를 다독인다. 영화 마지막에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빌리의 모습은 머니볼 최고의 명장면이자, 이 영화의 모든 것을 함축해놓은 장면이다. 

 

  결국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건, 가난한 구단의 기적같은 성공담이 아니라, 한 평생 꿈을 위해 노력해 온 남자의 좌절이다. 그러나 영화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쇼의 티켓을 가진 건 우리 자신이기에. 그렇기에 빌리 빈이 여전히 마지막 승리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자막은 강렬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