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2013) - 불완전한 리부트

 

  슈퍼맨2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슈퍼맨 영화는 2000년대 들어 슈퍼 히어로 붐과 함께 슈퍼맨 리턴즈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슈퍼맨 리턴즈는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크게 실패했고, 한 시대를 풍미한 슈퍼맨이라는 히어로는 대중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하지만 배트맨 앤 로빈으로 더 이상 영화화가 힘들어보였던 배트맨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3부작으로 훌륭하게 부활하자, DC코믹스는 한 때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슈퍼맨을 다시 한 번 스크린으로 불러들일 계획을 구상하게 된다.

 

  DC 코믹스가 선택한 방법은 시리즈의 전면 리부트였다. 사실 슈퍼맨 리턴즈가 이전 작품들과의 어설픈 연결고리로 비판받기도 했고, 배트맨이 리부트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만큼, DC 코믹스로서는 당연한 선택을 한 셈이다. 여기에 더불어 DC 코믹스는 놀란 트릴로지의 여러 가지 성공요인을 새로운 슈퍼맨 영화에 도입한 것 같은 홍보방식을 통해,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2013년 슈퍼맨은 '맨 오브 스틸'이란 제목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왔다. 하지만 돌아온 슈퍼맨은 놀란 트릴로지와 비교하기에는 여러모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토리만 놓고본다면 다소 무난한 감이 있긴 하지만, 새로운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문제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이었다.  

  맨 오브 스틸은 이야기가 중반부에 접어들 때까지, 현재와 과거과 번갈아 등장하는 이야기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야기가 조금 재미있어 지려고 하면, 과거회상이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형식으로 등장하여 몰입도를 해쳤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이야기 방식은 앞서 언급한대로 영화의 중반부까지 지속된다. 극초반부를 제외하면 영화 중반부까지 이러다할 액션씬이 등장하지 않는 본작의 특성상,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가며 보여지는 이야기 방식은 영화의 재미를 상당히 떨어뜨렸다.  

 

  또한, 스토리가 무난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별로였다면, 매력 있는 캐릭터라도 있어야 이러한 단점이 보완될 텐데, 맨 오브 스틸에는 딱히 매력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적으로 등장한 파오라 정도가 본작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내용 상 비중이 애매한 편이라 이마저도 한계를 보였다. 

  너무나 달라진 슈퍼맨의 정체성 역시 관객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다. 이전의 슈퍼맨이든 본작의 슈퍼맨이든 기본적으로 선하고 강력한 캐릭터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전까지의 슈퍼맨이 말그대로 슈퍼 히어로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본작의 슈퍼맨은 강한 힘을 가졌지만, 고뇌에 빠진 외계인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이 부분은 후속작에서 슈퍼맨의 정체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지만, 우선 본작에 보여진 슈퍼맨은 이전작들과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팬들에게 다소 괴리감이 들게 만들었다. 

 

  이렇듯 맨 오브 스틸은 스토리나 캐릭터에서 난항을 보이고,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요소마저 가지고 있기에 작품성이라는 면에서만 봤을 때는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은 단 한 가지 부분에서 이 모든 단점을 보완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다름 아닌 액션이다. 맨 오브 스틸은 올해 나온 영화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신선하고 다양한 액션씬을 보여주는데, 이제는 드래곤볼 실사영화판이 가능하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액션의 수준이 매우 높다. 맨 오브 스틸은 이러한 액션을 통해 다른 히어로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막강한 슈퍼맨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덕분에 맨 오브 스틸은 내용 전개 상에 여러가지 난점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적어도 새로운 슈퍼맨 영화의 시작점으로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맨 오브 스틸은 여러모로 불완전한 리부트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완벽한 부활을 위하여 본작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을 후속작에서 보완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