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문

                             
                             다크문 2-1
                             8점

한국 장르문학계의 대표적인 작가를 뽑을 때 항상 언급되는 작가 중 한명이 하뎃 경, 바로 윤현승 작가다.

99년 다크문을 출간한 이래, 헬파이어, 흑호, 하얀 늑대들, 더스크 워치, 뫼신사냥꾼, 라크리모사 등의 작품을 출간하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09년 이후 출간된 작품은 없지만그 중에서도 하얀 늑대들은 한국 장르문학계에 명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작품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윤현승 작가가 호평을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녀작 때부터 골수팬들은 있었지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였던지라 초창기에는 그의 글을 비난하는 세력도 어느 정도 존재했었다. 

그러던 것이 하얀 늑대들 이후로 윤형승 작가의 글은 대부분의 독자들에게서 호평을 받게 된다. 실제로 어떤 사람은 하얀 늑대들을 보고 너무 재밌어서 작가가 누군지 알아봤다가 다크문의 작가인 걸 알고 개깜놀(...)

그만큼이나 그의 처녀작 다크문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다.
 
그래도 처녀작치고는 괜찮았다, 재밌었다라는 평도 많았지만 잘 썼긴 했지만 그래봐야 B급 판타지 정도다라는 평도 만만찮게 많았던 게 사실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볼 생각은 없었는데 고등학교를 다닐 때 헌책방에서 싸게 파는 걸 보고 어쩌다보니 사게 되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틈틈이 읽어나갔는데 사실 처음의 평가는 나 역시 재미는 있는데 뭔가 부족한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다크문의 초반부는 나름대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지만 어설프게 선정적이고, 이상하게 잔인하다. 개인적으로 초반부에 어떤 귀족의 딸이 폭력배를 고용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쳤다는 설정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것도 이유가 자신이 싫어하던 인물을 공격하기 위해서(...)

그래서 사실 1부 3권까지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부 3권 쯤에서 현호가 3만 대군을 상대로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의 묘사가 일반 양판소와는 달리 굉장히 실감나고 재미나게 그려졌기에 그래도 마지막까지 볼 가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후부터 다크문은 작가의 필력이 계속해서 상승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잔인한 데에만 초점을 맞췄던 전투씬은 가면갈수록 이게 과연 처녀작이 맞나 싶은 수준으로까지 진화하는데, 특히 1부 후반부와 2부 후반부에 펼쳐지는 전투씬은 그야말로 백미다.

또한, 뭔가 붕 떠보이던 캐릭터들 역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며 각각의 개성을 뽐내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레일이 초반부에 등장했을 때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2부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좋아라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적으로 1부 초반부까지만 해도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지만 2부까지 다 읽은 후에는 꽤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위에 잘 만든 B급 판타지라는 평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분명 재미는 있지만 명작이라 칭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2부에 가면 어느 정도 괜찮아지기는 하지만 1부를 보다보면 다소 부자연스러운 상황들이 어느 정도 존재하며 무엇보다 문제는 선정적인 묘사가 너무 과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잔인한 전투씬의 묘사는 가면갈수록 나름대로 발전해서 다크문만의 특색있는 전투를 보여주지만 야한 묘사의 경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게 꼭 필요한 장면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갈수록 필력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특히 2부는 결말이 다소 허무하긴 하지만 이야기 내내 흥미진진한 장면들을 연출해주기 때문에 B급까지는 아니고 수작 정도는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하얀 늑대들을 모르고 이 작품을 읽었더라도 충분히 윤현승 작가의 팬이 되었을 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읽은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각종 장르문학 커뮤니티에서는 이상하게도 언급이 잘 안 되고 있다(...)


p.s 표지가 무슨 신화집같이 되어있는데 태동출판사는 대체로 표지가
     다 이상하다;; 
  • 유동닉 2015.03.05 16:41 ADDR 수정/삭제 답글

    솔직히 윤현승은 흑호에서 어? 괜찮은데? 싶다가 하얀 늑대들에서 대박친 작가라고 봅니다. 다크문은 뭐... 아주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사 구조는 솔직히 밋밋하고 산만한데다 쓸데없이 자극적인 장면은 또 많죠. 뭐 굳이 찾자면 괜찮은 면도 제법 찾을 수 있는 작품이긴 한데, 그거야 하얀 늑대들이 너무 재미있었으니까 작가에 대한 호의로 찾아주는 거고...(웃음) 솔직히, 지금에 와서 다크문을 다시 생각해 보면 딱 드는 기분이 '아, 윤현승이 이 때는 이렇게 중2병 쩔었구나...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결국은 좋은 작품을 써냈구나...' 이정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