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옥주현이 왜 비난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나 역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는 가수다를 매주 챙겨보고 있다.

처음 보게 된 건 오래 전부터 팬이었던 박정현 때문이었지만 매주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게 되었고 무한도전 이후로 처음으로 매주 챙겨보는 방송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두번째 탈락자 이후 합류할 가수가 옥주현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는 이내 옥주현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확정된 지금, 그러한 비난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난 도저히 왜 옥주현이 비난을 받아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비난하는 측에서 주로 제시하는 논리 중 하나가 인격적으로 사람이 부족하다라는 건데 그게 노래랑 무슨 상관인가?

물론 가수가 실력도 좋고 인격까지 좋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인격은 가수를 판단하는데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막말로 옥주현이 음주운전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던가?

내가 알기로 옥주현의 물의를 일으킨 건 방송에서 선배에게 무례하게 대했다는정도인데 이게 그 정도의 비난을 받을 행위인가?

대한민국 네티즌들이 정말 버릇을 나쁘게 들인 게 자신들은 마녀사냥하기 바쁘면서 연예인에게는 엄격한 도덕성을 기대한다는 거다. 도대체 그들의 도덕적 수준이 어느 정도길래 그렇게까지 사람을 물고늘어지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 정도면 도덕적 결벽증 수준이다.
 
물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비판을 넘어선 비난은 그냥 시비거는 걸로 밖에는 안 보인다.

그리고 두번째로 많이 거론되는게 나가수 급이 안 된다는 거다.

이거야말로 정말로 웃긴 소리다. 도대체 나가수의 급이라는 건 누가 만든건가? 나가수의 격이라는게 도대체 뭔가?

나는 가수다는 나 역시 정말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나가수 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가수를 너무 성역화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급이라는 건 PD가 만들었나, 가수가 만들었나?

도대체 그 기준은 누가 잡는 건가?

그리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가수가 대한민국에 몇이나 되는가? 옥주현을 비판하는 사람들 말 중에서 제일 어이가 없는 소리다.  

옥주현이 그렇게 실력이 떨어진다면 한 달 후에 자동으로 퇴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력이 있다면야 살아남을 것이고.

그리고 이런 식으로 급을 매기고 출연할 수 있는 가수들의 선을 제한시켜버리면 나가수란 프로그램은 그렇게 롱런할 수 없다.

두 명의 탈락자 외에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김건모와 백지영, 그리고 임재범이 하차했다. 임재범이야 일시적인 하차라고는 하지만 중간에 휴식기를 빼면 두달간 벌써 5명의 가수가 교체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저런 사정이 안 생기리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그 때마다 가수의 급을 맞춰야된다 같은 헛소리로 선을 그어버리면 몇 명이나 더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커리어 운운하는 소리도 있던데 그러면 인디가수들은 다 나가 죽어야겠네? 그리고 막말로 핑클 시절에는 앨범도 몇십만장씩 팔아치웠고 솔로 시절에는 판매량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안습이었지만 나름대로 호의적인 평가도 받았던 걸로 알고 있다.

솔로로써 대표곡이 없다는 소리도 있던데 당신들이 모르면 대표곡이 없는 거냐? 그 가수의 팬층이 좋아하고 가수 스스로가 좋아하는 곡이라면 그게 가수를 대표할 만한 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나가수 나가는게 언제부터 이렇게 힘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어떤 글 보니까 가창력은 물론, 그 안에 삶의 희노애락을 녹여내야할 수 있어야하고 인격적으로도 뛰어나야하며 커리어 역시 준수해야한다고 한다.

그런 가수가 몇명이나 되는지 이야기 좀 해줬으면 한다.

정말 이 정도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아이돌이 싫다면 나가수를 옹호하고 옥주현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지금 다시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아이돌도 아니고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는 가수들은 뭔가?

그리고 아이돌이라면 다짜고짜 비꼬는 사람들도 있던데 아이돌이 무슨 죄라도 지었나? 어쨌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물론 가요계가 아이돌의 세상으로 돌아가는건 다양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아이돌 역시 한국 가요계의 한 모습이며 다양성 측면에서 존재해야한다.

문제는 아이돌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거지, 아이돌 그 자체가 아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있으면, 춤을 잘 추는 비주얼형 가수도 있는 거고, 발라드 가수가 있으면 힙합가수도 있는 거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돌이라면 환장을 하던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 아이돌이 공공의 적으로 변모한 건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어쨌거나 옥주현은 가창력 면에서는 오래전부터 절대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평가를 받아온 가수다.

물론 옥주현이 임재범이나 박정현보다 노래를 못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게 노래를 못하는건 아니지 않는가.

일단 좀 지켜보자. 가창력이 많이 떨어진다면 그 때가서 비판을 해도 늦지 않는다. 최소한 나가수에 임하는 그녀의 자세나 무대 정도는 보고 비판을 해야 하지 않을까?

  • 시엘 2011.05.25 12:24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반대했던 이유는, 옥주현이 이젠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서입니다.
    가수이면서 뮤지컬 배우를 병행하는 게 아니라,
    옥주현 자체가 전문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서 거기에 몰두해 왔고,
    인터뷰 할 때도 자신의 인생의 축이 뮤지컬과 DJ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떤 분은 인터뷰 때 뮤지컬을 위해서 가수를 포기했었다고 말했다고 하던데, 그 부분은 잘 모르겠네요.
    옥주현은 뮤지컬, DJ 하느라 가수가 뒷전이었는데, 이제 와서 그 프로에 나온다는 게 좀 그렇더라구요.
    이왕이면 가수라는 직업을 중심에 두고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서요.
    만약 그 프로가 그냥 그런 가요 프로그램이었다면 옥주현이 그렇게 욕심을 내지도 않았겠죠.

    • 성외래객 2011.05.25 13:09 신고 수정/삭제

      글쎄요. 저 역시 그 발언을 듣긴 했지만 그런 논조의 발언을 과거에 했다는 걸 지적하는 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식으로 발언을 따지기 시작하면 커리어에 문제 삼을 발언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비판받아야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게 나가수에 나오지 못할 정도의 흠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옥주현은 2008년에 3집 앨범을 발매했었습니다. 아직 가수로서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옥주현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 급을 정하고 너는 수준미달이라 안 돼라는 식의 의견들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 나그네 2011.05.26 15:10 ADDR 수정/삭제 답글

    공감가는 글이네요.
    옥주현이 왜 그렇게 까여야 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까는 글들은 보면 참...
    기본적으로 "나는 니가 그냥 싫어"라는 뒷배경을 담고 있더군요...
    이런식이라면 나가수에 나올 수 있는 가수가 앞으로 몇이나 될련지 궁금하네요..
    지금 나오는 가수들도 그닥 성인군자들은 아닐텐데 말이죠..
    털어서 먼저 안나오는 '가수'가 있을려나.....흠...

    • 성외래객 2011.05.26 20:59 신고 수정/삭제

      네, 그냥 말그대로 마음에 안드니까 물고 늘어지는 것뿐이죠. 물론 정말 적절한 비판도 있긴 하지만 현재 인터넷 분위기는 비난 수준을 넘어서서 아주 사람 하나 매장시키려고 작정을 했는지 미친 듯이 덤벼드네요.
      옥주현이 누굴 죽인 것도 아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죽자살자 덤벼드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