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2를 보고 빠심이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2011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시즌2가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 시즌1을 열렬하게 시청하긴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관심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중간평가도 열심히 시청했지만, 어느 정도 프로그램의 기틀이 잡힌 이후로 중간평가는 건너뛰기도 했고;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이른바 윤박김이 나간 이후로는 김경호와 자우링에 대한 빠심으로 시청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신효범이라는 레전드급 가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는 게 좋긴 했지만.

 

그래서 사실 나가수가 끝났을 때도, 딱히 엄청난 아쉬움도 없었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날 문득, 나가수 시즌2의 라인업을 보는 순간 내 생각은 180도 바뀌어버렸다.

 

바로 이 분 때문에!

시즌1에서도 약간 떡밥이 있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육아문제로 출연을 거절한 걸로 아는데, 시즌2에서 마침내 출연을 결정지었다는 기사를 본 순간, 나는 가수다2의 방영날짜를 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이 블로그에 몇번 오신분들이라면 내가 이수영의 열혈팬이라는 걸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나는 가수다2가 시작되었다. 다른 가수들의 무대도 좋긴 좋았지만, 역시나 개인적으로 가장 기다렸던 무대는 이수영의 무대.

 

자그만치 3년 만에 서게 된 무대가 아닌가. 이수영이 9집을 냈을 당시,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9집 무대를 두어번 정도 밖에 볼 수 없었는데, 그 뒤로 슈퍼스타k2의 지역 심사위원으로 등장하거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은 있어도 TV무대에 선 적은 거의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사실 3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무대에 설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결혼과 뒤이은 출산 때문이다. 9집을 내고 1년 후에 결혼을 발표하고 이듬해에는 출산을 했으니 앨범을 낼래야 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3년 동안 슬럼프가 있었다고 했으니, 개인사정 이외의 요인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런데 이수영급의 네임밸류를 가진 가수가 무대를 걱정할 정도면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어쨌거나 10년 팬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가수가 3년 만에 무대에 선다고 하니 어찌 기쁘지 않을쏘냐.

 

그리고 무대를 본 감상은...

 

"엉엉, 수영누나 날 가져요ㅜ.ㅜ"

 

사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오늘 무대는 다소 심심한 무대였다. 그녀의 6집 타이틀곡인 휠릴리는 본래 웅장한 노래인데, 편곡을 거치면서 다소 잔잔한 노래가 되었고, 이 점으로 인해 원곡에 비해서 심심한 느낌이 든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수영 본인 역시 오랜만의 무대라 긴장한 탓인지 본연의 실력을 모두 드러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워낙에 동료가수들이 시원시원하게 질러주는 무대를 보여준 지라,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이 없지않아 있긴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가수가 3년 만에 메이저 무대에서 아직 죽지 않았음을 선포하는 장면은 노래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특히 이번에 부른 휠릴리는 그녀의 최고 전성기 시절의 타이틀곡이다. 6집은 4~50만장이 팔렸으며, 이수영은 그 해 골든디스크 대상을 거머쥐고, MBC 10대 가요제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하였다. 이 당시 그녀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발라드의 여왕이었다.

 

팬의 입장에서는 그런 노래가 8년이 지나, 3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불려지는 걸 보면서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수영의 팬이 된 시기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머리 속에서 빠르게 스쳐가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방송이 끝난 뒤, 이수영의 지난 앨범들을 들쳐보았다. 오랜 만에 청소년기를 수놓았던 노래들을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

 

어쨌든, 3년의 공백은 너무 길었다. 이제 나가수2를 기점으로 방송활동을 재개한만큼 활동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앨범 좀 내주세요, 현기증 날 것 같단 말이에요ㅜ.ㅜ

 

 

p.s

그 밖에 좋았던 무대는 이은미, 백두산, 정인, 김건모, JK김동욱 등이었다.

 

이은미의 경우에는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르긴 하더라도 노래에서는 정말 레전드라는 걸 새삼 느꼈고, 백두산은 시원시원한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 정인은 원래도 잘 불렀지만, 오늘은 정말 혼연의 힘을 다해서 부른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그리고 김건모와 JK김동욱은 둘 다 내가 너무너무 좋아라하는 곡을 불러줬던 지라; 특히, 개인적으로 김건모 노래 중 '서울의 달'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번에 라이브 무대는 처음 봤던 지라 더 좋았던 것 같다.

 

 

p.s2

나가수2에 대한 총평은 무대는 좋았는데, 12곡이나 보여주다보니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음 주부터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기에 이번 회에만 해당되는 문제로 보인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시즌1에 비해 편집이 심심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다음 주부터는 생방으로 전환되니 이 부분 역시 더 이상 언급하기가;; 

 

전반적으로 첫회치곤 꽤나 무난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