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의 막말 사태를 보고

 

김구라는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이 알고 있는 방송인이고, 아마도 그가 과거에 인터넷 방송 중에 여러 막말로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은 많은 이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덕분에 김구라는 공중파 데뷔 이후부터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과 관련되어 초창기부터 안티세력이 많았었다. 이 부분은 누가 봐도 잘못한 부분이기에 김구라 역시 무릎팍 도사 등 각종 예능에 출연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사과를 했었고, 문희준의 경우에는 절친노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각종 예능 프로에 같이 출연하는 등, 이제는 꽤나 친하게 지내고 있다.

 

더군다나 김구라 자신의 예능감도 꽤나 물이 오른지라, 처음 중구난방식으로 출연하던 단계를 넘어서, 몇몇 프로그램에서는 확실한 고정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으며, 라디오스타나 화성인 바이러스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명실공히 에이스로서 활약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구라에게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은 분명한 아킬레스건이었다. 그가 공중파에 데뷔한 지도 꽤나 오랜 시일이 지나 그의 과거가 어느 정도 희석되어가는 감이 있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 당시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가 줄기차게 씹어대던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활동 중이었다.

 

결국 한 번 제대로 터지기만 한다면, 김구라는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하고 방송생활 자체가 끝장날 수도 있었는데, 결국 이번에 제대로 터지고야 말았다.

 

사실, 김구라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웃기기는 확실히 웃기는 방송인이라는 거였다. 라디오스타를 거의 매주 챙겨보는 편인데, 다른 mc들이 제대로 활약을 못하는 경우에도, 김구라는 매 화 한 방씩은 확실하게 터뜨려주었다. 확실히 그와 같은 유형의 방송인은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남들과는 차별화되는 캐릭터로 계속해서 자신의 세를 넓혀나갔고, 현재 대한민국 예능계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로 잘 나가는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 터질 게 터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김구라의 막말 발언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나꼼수로 인지도를 높인 김용민이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가 막말 파문으로 호되게 두들겨맞고 낙선했다. 여당은 여론의 반응을 살피더니, 이번 기회에 확실히 나꼼수를 비롯한 진보 진영을 잡기 위해 총선 이후에도 총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역시나 주 타겟은 김용민이었다.

 

김용민의 발언은 사실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서 분명 너무한 감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한동안은 자숙하길 바랐지만, 너무 수세에 몰렸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특유의 오기가 발동한 것인지, 김용민은 낙선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그리고 이 와중에 김구라가 걸려들었다. 김용민 막말 파문 당시 같이 방송을 했던 김구라도 두들겨맞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발언까지 걸려들어 버렸다.

 

솔직히 처음 김구라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했을 때, 정치적인 이유로 공격대상이 된 것 같아 이 사태 자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생각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단지 과거의 발언이라고 넘어가기에는 이번 발언은 확실히 도를 넘어섰다. 정치적인 부분과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그가 잘못을 한 건 사실이니까.

 

어쨌거나, 지난 번 나꼼수 여성 브래지어 사건부터 시작해서 이번 김구라 사태까지, 사람은 말조심하는게 참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p.s

불후의 명곡2 같은 경우에는 김구라와 문희준 만담콤비가 중요하긴 하지만, 어쨌건 경연이 중시되기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 같고, 세바퀴의 경우에도 김구라 특유의 독설이 비교적 덜하기에 피해가 덜할 것 같지만, 라디오스타나 화성인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피해가 클 것 같긴하다.

 

p.s2

브래지어 사건 때부터 나꼼수가 말실수로 여러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김구라 사태도 어느 정도 연장선상에 있는 사건이라 볼 수 있는데, 나꼼수 특유의 과격한 성격이 지금의 인기를 만든 것이지만, 현재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진보의 최전선에 위치한만큼 계속해서 말실수로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게 조금 유감스럽다.

  • 허허 2012.04.20 15:54 ADDR 수정/삭제 답글

    얼핏 보기에 세비퀴와 불후의 명곡에서 김구라 하차가 별 타격 없을거라 보이긴 하는데 보기보다는 타격이 있을 겁니다.
    김구라가 불후의 명곡에서 하는 역할은 문희준과 더불어 그냥 만담콤비로 있는게 아니라 경연을 앞둔 가수들이 대기실에서 긴장을 풀게도 하고 긴장도 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거죠.
    언제 김구라의 공격이 날아올지 모르니 대기실에서 긴장풀고 있을 수 없고 이게 김구라가 웃기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앞으로 설 무대에 대한 공포를 잊게하는 역할을 하죠.
    앞으로 설 무대에 대한 공포 느낄 시간을 최소화 하는 효과가 있는 겁니다.
    마음의 준비기간이 짧아지면 대개의 사람들은 더 공포스럽게 느끼기 보다는 준비기간이 짧으면 그걸 그냥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체념이나 포기나 달관이나 그런 형태로 가는거죠.

    그래서 분명히 경연의 질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 성외래객 2012.04.20 22:49 신고 수정/삭제

      아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ㅎㅎ

      불후의 명곡에서 경연 중 긴장을 풀어주고 웃음포인트를 준다는 점에서 김구라의 역할을 분명히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라디오스타나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라스와 화성인의 타격이 크겠죠ㅎ

      특히, 라스는 김구라의 정체성이 가장 잘 녹아들어간 방송이라, 김구라 없는 라스는 상상하기 힘들죠; 아직까지 김구라를 대체할만한 방송인이 없는 것도 사실고요.

      개인적으로 불후의 명곡이나 세바퀴는 이래저래 방송을 이어나갈 것 같지만, 라스나 화성인은 상당히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