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F91 - 실패로 끝난 2세대 우주세기의 시작

 

  역습의 샤아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하지만 건프라라는 새로운 시장까지 창출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 큰 획을 그은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이대로 마무리짓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는지, 반다이와 선라이즈는 우주세기 외전이라는 이름 하에 기동전사 건담 0080:주머니 속의 전쟁을 발표한다.

 

  주머니 속의 전쟁은 기존의 건담 시리즈와는 달리 모빌슈츠의 출현씬을 최대한 제한하였지만, 퍼스트 건담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주제의식을 잘 살려내었고, 짧았지만 임팩트있는 모빌슈츠 간의 대결씬을 통해 팬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을 하게 된다. 물론 주머니 속의 전쟁으로 인해 전쟁을 뒤바꾼 단 하나의 모빌슈츠라는 컨셉을 내세운 퍼스트 건담의 상징성이 망가졌기에, 이 작품 때문에 우주세기의 설정붕괴가 시작되었다고 혹평하는 팬들도 있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주머니 속의 전쟁을 통해 아무로와 샤아 없이도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두 가지 작품을 기획하게 되는데, 하나는 주머니 속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아무로와 샤아가 활약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이전작들과는 연관성이 없는, 말그대로 아무로와 샤아에게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다룬 이야기였다. 전자는 건담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뭉쳐 만든 기동전사 건담 0083:스타더스트 메모리로 모습을 드러내었고, 후자는 역습의 샤아에 이은 건담 시리즈의 두 번째 오리지널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F91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두 작품이지만, 아무래도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기동전사 건담 F91 측에 더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역습의 샤아 이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복귀한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의 차기작이었던데다가, 퍼스트 건담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낸 제작진이 다시 뭉쳤고, 무엇보다 우주세기이긴 하지만, 전작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터라, 어느정도 성과만 거둔다면, 뒤이어 후속작을 제작하기도 비교적 쉬웠다.

 

  실제로 기동전사 건담 F91은 애초에 극장판으로 일종의 프리퀄에 가까운 이야기를 보여준 후, 그 뒤의 이야기를 TV판으로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에 제작되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후속작을 염두해두고 제작을 한 걸 보면, 선라이즈와 반다이가 이 작품에 걸었을 기대를 어느 정도 알 만하다.

 

  하지만 선라이즈와 반다이의 기대와는 달리, 기동전사 건담 F91은 흥행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평단과 관객의 혹평을 받으며 침몰하고 만다. 이로 인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후속작에 대한 계획들은 크로스본 건담을 제외하면 모두 폐기되고 만다.

  이렇듯 기동전사 건담 F91이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처참한 실패를 맛본 건, 이야기의 완급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동전사 건담 F91은 비록 후속작을 염두해두고 제작된 작품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제한된 러닝타임 안에서 이야기를 마무리짓고자 했다. 문제는 기동전사 건담 F91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고 했다는 점이다. TV판과는 달리 극장판은 러닝타임이라는 제한 시간이 있음에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다보니 자연스럽게 편집과 전개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기동전사 F91은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역습의 샤아 못지 않게 내용이 난해하다는 평을 받게 되었다.

 

  만약 기동전사 건담 F91이 제한된 러닝타임에 맞추어 간결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었다면, 지금 기준으로 봐도 수준높은 작화와 전투 퀄리티에 힘입어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대로 기동전사 건담 F91은 기획단계에서부터 각종 미디어믹스를 기획해놓은 상태였기에, 본격적으로 2세대 우주세기의 시대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동전사 건담 F91의 실패로 2세대 우주세기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침몰하였고, 이후, 보다 더 먼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낸 기동전사 V건담까지 실패하면서 우주세기는 오랜 시간 동안 더 이상 이야기를 확장시키지 못하고 아무로와 샤아로 대변되는 1세대 우주세기의 외전을 그려내는 데에 머물게 된다.

  • 더스트 2014.03.10 18:42 ADDR 수정/삭제 답글

    잘못알고있는부분이있네요 본래 tv시리즈로 기획된걸 급작스럽게 극장으로 전환 한겁니다

    • 성외래객 2014.03.15 13:00 신고 수정/삭제

      사실 F91이라는 작품은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에 나왔기에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이로 인해 건담의 팬을 자처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본문에 실은 건 그래도 인터넷 상에서 보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을 반영한 것입니다.

      반박하실거라면 재덧글 부탁드립니다.

  • 더스크 2014.03.19 17:02 ADDR 수정/삭제 답글

    글수정해서 다시올립니다.
    투니버스 스튜디오붐붐 -토미노 요시유키 편에서 분명 티비용을 극장으로 전환한거라고 본기억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가지고있는 확실한 기억이고
    그래서 다른 의견을 알아보고자 검색해봤습니다.
    지금까지 검색해본 결과 총 3가지 설이 있군요
    첫째.본래 tv시리즈를 급작스럽게 극장용으로 제작한거다.
    둘째.신 에반게리온 시리즈처럼 매년?마다 극장용으로 제작해서 상영한다.
    셋째.F91의 흥행여부에 따라 후속기획을 한다.
    하지만 많은 블로거들이 첫째를 언급 하던데요.
    그래서 이쪽분야를 많이 알고있는 송락현님께 쪽찌 보내놨으니 곧 알수있겠죠

    • 성외래객 2014.04.19 17:34 신고 수정/삭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답글이 너무 늦어졌네요^^;;;
      저도 말씀하신 것처럼 3가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작품 자체가 나온지 20년이 넘었기도 하고, 해외의 작품이기에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혹 정확한 내용을 알게 되신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