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0083:스타더스트 메모리 - 팬들이 원하던 건담을 보여주다

 

  1991년,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같은 해, 동시에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퍼스트 건담의 주역들이 다시 한 번 뭉쳐서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기동전사 건담 F91이었고, 다른 하나는 최초의 우주세기 외전이었던 주머니 속의 전쟁의 흥행에 힘입어 두 번째로 제작되는 우주세기 외전 스타더스트 메모리였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두 작품은 명암이 엇갈리고 마는데, 기동전사 건담 F91의 경우 2세대 우주세기의 서막을 열겠다며 토미노가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관객과 평단의 혹평을 받으며 침몰한 데 반해,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건담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하여 기동전사 건담 F91의 실패로 자칫하면 몰락할 수도 있었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성공한다.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기동전사 건담 F91과는 달리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화려한 액션과 멋진 비주얼에 있다. 스타더스트 메모리의 액션과 작화는 동시대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비록 중간중간 장면 재활용이 들어가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그야말로 팬들이 원했던 수준 높은 액션과 작화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시종일관 스피디한 전개와 극중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연출, 그리고 전작을 보지 않아도 내용 이해에 무리가 없는 스토리는 몰입감을 높여주었고, 한 걸음 나아가 비교적 건담의 인지도가 낮은 국가에서도 호평을 받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물론 스타더스트 메모리에는 작품의 완성도를 헤친 단점도 여럿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OVA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장면을 반복하는 씬이 여럿 있었던 데다가, 갑작스러운 변심으로 캐릭터 자체가 이상하게 변질된 니나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스토리적인 완성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노출되었고, 아무리 화려한 액션을 중시했다고는 하더라도 작중 연도상 4년이나 뒤의 이야기인 Z건담보다 전반적으로 기체의 스펙이 높게 설정된 것도 옥의 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지금까지 회자되며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명작 중 하나로 인정받는 이유는 팬들이 보고 싶어하던 건담을 마음껏 보여주었다는데 있다. 오랜 세월 진행된 시리즈이니만큼 건담의 팬덤이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 느끼는 매력은 제각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팬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은 정해져 있다. 모빌슈츠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 비교적 현실적인 전쟁의 묘사, 밀도 높은 인물 간의 갈등구조, 탄탄한 스토리 전개 등, 대다수의 팬들이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 원하는 요소들을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빠짐없이 망라하여 작품 속에 녹여내었다.

  다만,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대부분의 우주세기와는 달리 뉴타입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최초로 군인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전작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런 부분들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보다 리얼한 전쟁 묘사를 원하던 대다수 팬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져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넘어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호평을 받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되었다.

 

  비록 제작단계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F91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기동전사 건담 F91이 전작들과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긴 데다가, 이야기의 완급조절 실패로 침몰한데 반해,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팬들이 건담이라는 브랜드에서 원하는 요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작품에 녹여내었고, 전작에서 내려오던 요소들을 적당히 비틀어 차별화를 꾀한 결과,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로 팬들의 뇌리 속에 남게 되었다.

  • . 2014.03.03 22:58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실 기체 스펙 외에 단점이 있다면 데라즈 플리트라는 집단과 가토라는 악역이 은근 슬쩍 미화되어 보이는(사실 어떻게 보면 그런 척하면서 더 까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겁니다. 기렌 빠돌이에 군국주의에 심취된데다 그들이 벌인 짓의 결과는 스페이스 노이드에 대한 여론 약화와 티탄즈의 결성이라는 최악의 사태였으니까요. 오죽하면 나중에 더해진 설정때문에 조명된 거지만 시마가 차라리 이해할만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지...뭐 건담 이글루 등의 뒷 이야기를 생각해보면(학도병들이 지키는 공역을 이 놈들이 도망가며 지나간다죠.) 역시 가토와 데라즈 플리트는 역시 은근히 까이는 게 역시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요.

    • 성외래객 2014.03.08 12:04 신고 수정/삭제

      말씀주신 것처럼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지온 쪽 인물들을 미화시켰다는 것으로도 많은 비판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스타더스트 메모리를 발표할 당시에는 건담 이글루에 대한 계획이 없었으니 은근히 까는게 아니라 미화시킨 게 정황상 맞아 보입니다.

      사실 토미노가 제작한 1세대 우주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연방도 지온도 딱히 긍정적인 세력으로 그려지지 않았던 것에 반해, 토미노 이후의 건담에서는 종종 이런 모습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