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무투전 G건담 - 진정한 의미에서의 유일한 비우주세기 건담

  역습의 샤아를 통해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스토리 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선라이즈로서는 건프라라는 새로운 시장까지 만들어낸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이대로 끝내기는 어려웠기에 아무로와 샤아를 잇는 새로운 메인 스토리, 즉 2세대 우주세기를 시작함으로써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려하게 된다. 하지만 선라이즈가 2세대 우주세기의 시작점으로써 야심차게 준비한 기동전사 건담 F91과 기동전사 V건담은 흥행에서 참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외전으로 준비한 주머니 속의 전쟁과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게 나름대로 위안이 되었지만, 두 작품은 어디까지나 기존 우주세기의 외전으로서 만들어졌기에 선라이즈가 추구한 2세대 우주세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렇게 2세대 우주세기의 연속된 실패를 겪으면서 선라이즈 내부에서는 어차피 건프라 시장을 유지하는게 목적이라면, 굳이 세계관을 연결할 필요없이 건담이 등장하지만 기존의 우주세기와는 다른 별개의 세계관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어차피 우주세기를 벗어날 거라면, 그동안의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색깔을 지닌 작품을 만들어보자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이러한 내부적인 고민 끝에, 선라이즈는 1994년, 최초의 비우주세기 건담인 기동무투전 G건담을 발표한다.

  우주세기를 벗어나는 것을 넘어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색깔을 추구하자라는 목표에 걸맞게 기동무투전 G건담은 이전작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요소들을 대거 도입하였다. 당장 이야기의 전개방식부터가 기존의 작품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존의 우주세기 계열의 작품들이 거대한 2~3개 정도의 세력을 중심으로 모빌슈츠를 활용한 전쟁을 그려내었다면, 기동무투전 G건담은 거대한 세력들의 대결보다는 건담 파이트로 대변되는 파이터들의 일대일 모빌슈츠 격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세력들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는 배경 자체는 동일하지만, 패권을 차지하는 방식이 전쟁에서 격투로 옮겨진 것이다.

 

  격투가 주소재가 되다보니 기존의 작품들과는 액션씬의 묘사 자체가 달라졌는데, 이전작들이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리얼로봇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져 강력한 병기로서의 건담을 묘사했다면, 기동무투전 G건담의 건담은 샤이닝 핑거와 같은 일종의 필살기에 가까운 기술을 쓰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슈퍼로봇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개별 파이터의 개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이전작들이 많아야 2~3기의 건담이 등장했던 것에 반해, 기동무투전 G건담은 파이터의 숫자만큼 수많은 건담이 등장하며, 워낙 많은 숫자의 건담이 등장하다보니 충격과 공포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디자인을 가진 건담도 여럿 등장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불어 바로 전작이었던 기동전사 V건담이 작품의 주요타겟을 어설프게 잡았다가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 삼은 것인지, 기동무투전 G건담은 철저하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내용 전개를 보여준다. 물론 애초에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자체가 청소년 층을 타겟으로 제작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기동무투전 G건담은 보다 저연령층을 타겟으로 삼은 것인데, 이로 인해 이전 작들에 비하면 다소 유치한 묘사가 대폭 늘어났다.

  정리하자면 리얼로봇물의 효시격인 작품으로서 계속해서 리얼로봇물로서의 성격을 강화시켜오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가 기동무투전 G건담에 이르러, 스스로 리얼로봇물로서의 성격을 버리고 저연령층 지향적인 슈퍼로봇물로서의 성격을 가미한 셈인데, 그렇지 않아도 우주세기가 아니라는 점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던 대다수의 팬층에게는 이러한 기동무투전 G건담의 모습이 그동안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가 쌓아온 역사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렇기에 기동무투전 G건담은 방영 시작부터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퍼스트 건담 이후의 모든 건담이 전작과 비교되며 비난에 시달리는 건 전통 아닌 전통이었지만, 최초로 우주세기를 벗어난 데다가, 리얼로봇물로서의 성격까지 집어던진 기동무투전 G건담이 받아야했던 비난은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기동무투전 G건담은 방영 당시에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으며, 너무나 큰 비난 때문인지 기동전사 건담 F91 때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하향세를 뒤집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후 비우주세기 건담이 계속해서 발표되는 가운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기동무투전 G건담이 슈퍼로봇대전을 통해 재조명 받게 되면서 비난 일색이었던 기동무투전 G건담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 순수하게 작품 자체로만 바라본다면, 기동무투전 G건담은 꽤나 괜찮은 작품이다. 비교적 스토리가 단순하긴 하지만, 50회 동안 비교적 완급조절을 잘해나간 편이며, 가끔 무리수가 아닌가 싶은 부분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크게 완성도를 헤치는 일 없이 이야기를 잘 매듭지었다. 또한, 건담이라는 모빌슈츠가 등장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라는 틀 자체를 집어던진 덕분에, 이전 작들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독특하고 참신한 연출을 시도할 수 있었고, 덕분에 시리즈 자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더불어 파이팅 넘치는 전개와 연출에 힘입어 도몬 캇슈나 마스터 아시아, 슈발츠 브루더와 같이 팬들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강렬한 캐릭터들을 낳기도 했다.

 

  이렇듯 기동무투전 G건담은 비록 방영 당시에는 우주세기의 틀 자체를 부셔버렸다는 점으로 인해 과도한 비난을 받았지만, 작품 자체가 괜찮았기에 시간이 흘러 비교적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후 등장한 비우주세기 작품들이 세계관만 다를 뿐, 대체로 우주세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전개나 설정을 보여주었던 것에 반해, 기동무투전 G건담은 시리즈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주세기를 벗어난 작품이기에, 팬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유일한 비우주세기 작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 새누 2013.12.30 22:46 ADDR 수정/삭제 답글

    나중에 같은 비우주세기 작품인 윙... 그중에서도 히이로와 동방불패가 엮이는게 참 재미있죠. 히이로를 유파 동방불패의 제자로 삼을려는 동방불패.

    • 성외래객 2013.12.31 10:52 신고 수정/삭제

      그야말로 괴수급 능력의 보유자인 히이로이니만큼 동발불패가 제자로 삼고 싶을 만하죠ㅎㅎ 순수하게 능력으로만 따지자면 역대 시리즈 중에서 손꼽힐 정도의 실력이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