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게임 때리기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20206100716382

작년 쯤해서부터 슬슬 게임을 조지는 움직임을 보여주던 정부가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을 규제하려고 작정을 했나보다.

어쩌면 저렇게 학교폭력의 문제를 오로지 온라인 게임의 문제로만 국한시킬 수 있는 걸까?

물론 온라인 게임이 어느 정도 학교 폭력의 영향을 주었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온라인 게임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친 거지, 학교폭력의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국민 모두가 아는 대로하지만 정부는 모른다붕괴된 교육 시스템에 있다. 과연 온라인 게임을 저렇게 잡아댄다고 학교 폭력이 잡힐까? 붕괴된 공교육이 정상으로 돌아올까? 그리고 그럴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정부 빼고 몇 명이나 있을까?

우리 사회는 공부 때문에 잃는 게 너무 많다. 

일단 자식들에게 들어가는 어머어마한 규모의 사교육비는 논외로 치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공부만 강요하고, 공부를 못하게 하는 모든 것들은 적으로 규정하니 나이를 먹어도 제대로 된 여가생활이 가능할까? 

만화를 조지고, 애니를 조지더니 이제 게임을 조진다. 게임까지 죽이고 나면 이제 뭘 죽이려들까? 그 때는 인터넷 자체를 때려잡으려 들까?

그리고 게임을 규제하려 들긴 하는데 정부에서 말하는 대책들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 지난 번 셧다운제도 그랬지만 정책을 만드는 자들이 게임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데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 지난 번에 모 의원의 말을 보니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도 구분하지 못하던데.

게임 중독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의 특성조차 이해하지 못한 '쿨링오프제'같은 헛소리나 하고 있으니 에라이 미친 놈들아라는 소리 밖에 안 나온다, 정말.
  • ㅎㅎㅎ 2012.02.07 02:41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어이없는 처사이긴 한데, 정부의 저런 행동이 이해가 안되는것도 아닌게. 그들 입장에선 무언가 눈에 보이는걸 보여주기는 해야겠고, 그런데 실제로 학교폭력을 근절할 뾰족한 대책은 없겠죠. 그렇다고 손놓고 있으면 유권자인 학부모들이 가만 있지 않을테고요. 그러니 정부는 폭력의 원인을 게임에 전가시키고 게임을 죽임으로써 자기들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것을 어필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학부모들도 자기 자식들 게임 못하게 정부가 나서서 막아준다는데 환영하면 했지 싫어하지 않을테니까 일석이조겠죠.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에 정부가 단순히 생각이 없어서 아무 관련없는 게임을 때려잡으려는건 아니라고 보지만, 하여튼 참 열받는 정책인건 변함이 없습니다.

    • 성외래객 2012.02.08 00:58 신고 수정/삭제

      뭐, 정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왜 저러는 지 충분히 이해는 가죠. 게임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10대에서 20대의 지지를 포기하는 대신 3,40대의 표를 가져가겠다는 거고, 우리나라야 공부에 방해되는 건 죄악시되는 풍토가 마련되어있으니 학생들을 방해하는 악으로 몰아가기도 충분하고요.

      더군다나 겸사겸사 게임회사들이 벌은 돈을 기금이란 형식으로 빼앗으면 이보다 좋을 순 없겠죠.

      다만 기타 산업들에 비하면 비교적 정부의 도움없이 성장해온 게임 산업을 개박살낸다는 게, 현재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게임산업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건 상당히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게 보수든 진보든 게임에 대한 태도는 비슷한 건지, 이 문제에 대해서 진보 진영에서도 딱히 반박하지도 않으니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지금의 게임 때리기가 멈추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군요;

      어쨌거나 말씀하신 것처럼, 참 열받는 정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