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천하

                                                          
                                      
                          군림천하 1
                         10점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무협작가 중 한 사람인 용대운 작가는 90년대 후반부터 어떠한 작품을 쓸 것이라 예고한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그 작품은 대명종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2010년 현재 21권이라는, 한국 무협에 전례가 없는 대 장편 서사시동천1,2,3부를 제외하면를 그려내며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작품의 제목은 바로 군림천하.

어찌보면 군림천하의 가장 기본적인 소재는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다. 용대운 작가도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그동안 수많은 무협작품들이 써먹어온 몰락했던 문파의 부활이 기본 베이스이기 때문이다.

다만 용대운 작가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무협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기존의 무협작품들이 대부분 이 소재를 지나가는 정도로 차용하거나 간단하게 그려낸 반면에 군림천하는 20권이 넘는 방대한 분량을 통해 한 문파의 몰락과 부활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작품에는 종남파에 얽힌 각종 비사들과 서장무림과의 대결, 개성 넘치면서도 인간미 있는 주인공들과 스릴 넘치는 두뇌싸움 등 흥미로운 요소들을 잔뜩 결합시켰다. 그기록 거기에 그동안 한국의 대표 무협작가로 군림해 온 용대운 작가의 필력이 합쳐지면서 이 작품은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무협작품으로 10년이 넘은 세월동안 군림해오고 있다.

워낙에 대단하다는 평을 많이 들은 지라 솔지히 처음 1권을 접했을 때는 살짝 기대 이하였다. 물론 1권부터 탄탄한 전개를 보여주기도 하고 용대운 작가의 글솜씨도 반할 만한 것이었으나 너무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오히려 실망감이 들었달까.

하지만 책 자체는 괜찮다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었고 그렇게 꾸준히 읽어나가다 어느덧 5권을 넘어서게 되었다.

5권까지의 전개는 그야말로 종남파의 굴욕을 보여준다. 진산월을 위시한 종남파의 인물들은 부푼 가슴으로 무림대회에 참석하지만 그 와중에 냉혹한 강호의 인심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되고 종국에는 진산월의 사랑하는 연인이자 사매이며 종남파 최고의 고수인 임영옥마저 부상을 입고 헤어지게 된다.

정말 도대체 이 문파가 어떻게 부활할지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1부 6권에서부터 반전은 시작된다. 진산월은 지금까지의 가장 큰 적이었던 자를 기지로 제압하고 종남파의 재건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데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종남파의 숨겨진 비급을 찾게 된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종남파 선배고수둘의 염원이던 무술을 완성시킨 진산월은 그 무공에 검정중원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중원을 검으로 평정한다라는 뜻의 이 검술이 완성되는 순간 뭉클함을 느낀 건 나 뿐만은 아니었을 거다.

그리고 시작되는 2부. 진산월이 무공에 전념하고 있던 3년간 종남파는 초가보에 의해 멸문되었고 그 문하의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보다 암울해진 상황 속에서 진산월은 차근차근 문파의 제자들을 다시 끌어모으고 반격에 나선다.

그리고 2부는 1부에서 읽는 사람에게까지 느껴졌던 굴욕감을 통쾌하게 날려버린다.

14권 제목의 종남재림이라는 4글자를 보는 순간에 떨림이란!

개인적으로 군림천하를 처음 접했을 때 군림천하 2부가 딱 완결 났을 시점이었는데 1부 6권에서부터 2부 14권까지 거의 이틀 만에 독파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침내 3부가 시작되는데 3부의 첫부분인 15,16권은 2부에서 벌어졌던 취미사 혈겁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2부는 종남파의 재건과 취미사 혈겁이라는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2부가 끝나면서 종남파는 재건되었지만 취미사 혈겁의 원흉은 밝혀지지 않았기에 이 사건이 3부까지 넘어간 것이다. 원래 스토리상으로는 이 지점까지가 2부가 되어야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저자도 그것을 느꼈는지 3부 17권이 시작할 때 작가서문을 수록하여 3부 15,16권을 통해 2부의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이제는 군림천하를 처음 집필할 때부터 너무나 쓰고 싶었던 3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에 호응하듯이 3부는 1,2부에 깔아놓았던 복선들과 사건들을 적극 활용하여 작품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미궁에 쌓여던 종남오선과 종남의 기재였던 강일비의 실종, 1부에서 종남파를 위기에 처하게 했던 천봉금시와 연관된 천봉고궤의 등장, 한 명, 한 명 실체가 밝혀지는 쾌의당의 인물들, 이제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종남파의 구대문파 귀환,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애간장 녹이게 한 사매 임영옥과의 재회.

2부에 이어서 3부 역시 그야말로 폭풍같은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극악한 출간 속도.

용대운 작가 필생의 역작이니만큼 한 권, 한 권에 들이는 공이 어느 정도던지 군림천하는 그야말로 극악한 출간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빨리 나올 때는 2개월 만에 다음 권이 나오기도 하지만 늦게 나올 때는 1년 반 정도 있다가 다음 권이 나오기도 했는데 문제는 대다수의 경우가 늦게 나온다는 거다;;;

그래서 내 완결이 나기까지 군림천하 다음 권을 보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그 놈의 호기심을 못 이기고 몽땅 봐 버렸으니;;

군대 갔다오면 완결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나와 있을 줄 알았는데 2권 나와있더라ㅠ.ㅠ

p.s 전역하자마자 출판사 대명종의 부도ㅡ.ㅡ라는 엄청난 소식을 접했으나 다행히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음권이 출간되는 모양이다. 군림천하의 명성을 봤을 때 다음권이 못 나올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못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면 한국 장르문학 사상 최악의 연재중단이
     아니었을까;;;
  • 청출어람 2011.01.06 09:55 ADDR 수정/삭제 답글

    리뷰글 잘 읽고 갑니다. 정말 잘 쓰셨네요.

    • 성외래객 2011.01.07 21:40 신고 수정/삭제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유동닉 2015.03.05 17:41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군림천하 초반부는 사실 용대운답지 않다고 느꼈어요. 오히려 좌백에 가깝달까, 용대운이 좌백같은 글을 쓰면 딱 이렇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템포가 빨라지면서 원래의 용대운 페이스가 돌아오고, 용대운답지 않은 초반의 느린 전개와 용대운다운 후반의 빠른 전개를 대비시켜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려는 게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