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열국지

                   
                     고우영 열국지 세트 - 전6권
                      10점

고우영 화백의 십팔사략을 보는 중에 다른 작품은 없나 찾아보던 중 이 분께서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수호지 등을 모두 만화로 그려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십팔사략을 본 후 한 번 역사 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십팔사략에 이어서 보게 된게 고우영 열국지다.

십팔사략이 90년대 중반에 나온 것에 비해 열국지는 80년대 초반에 나온 작품인지라 그림체가 조금 다르다. 큰 틀이 바뀐 건 아닌데 전반적으로 십팔사략 쪽이 좀 더 깔끔한 이미지다. 그런데 이것도 취향 차이인지라 오히려 이 때의 그림체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십팔사략이 비교적 역사서로서의 관점이 강했다면 확실히 열국지는 원작이 소설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각색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다. 예를 들어 군대에 갔는데 현대식 군대에 간 관중과 포숙아라던가;;

그리고 귀곡 선생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만화적인 상상력이 들어간 부분들이 많이 엿보인다.

또, 십팔사략은 중국 고대부터 송의 멸망까지를 그리고 있기에 두 권이나 할애하긴 했지만 춘추전국시대를 상세하게 그리지는 못했지만 열국지는 6권이나 되는 분량인지라 십팔사략보다 좀 더 세밀하게 춘추전국시대를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결초보은이나 신하의 아내와 같은 이야기는 십팔사략에서는 아예 없었던 이야기다. 그 밖에도 인물간의 관계가 조금 달라지는 부분들도 있고

몇몇 부분은 십팔사략에서는 아예 삭제된 이야기도 다루고 있는데 반면에 십팔사략에서는 상세하게 다룬 부분이 열국지에서는 가볍게 다뤄지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십팔사략에서는 진시황의 아버지가 어째서 조나라에 가 있었으며 여불위와는 어떻게 만났는지, 여불위가 어떻게 노대를 데리고 왔는지 등의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열국지에서는 진시황의 등장이 에필로그에 가까운 성격인지라 조금은 두루뭉실하게 처리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 특유의 섹드립. 특히 선을 볼 때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위로하라는 문구에 쓰러지는 줄 알았다(...)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판에서는 고유영 화백의 유작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작품은 80년대에 나온 거긴 한데 이 책의 재간을 준비하던 중 돌아가시게 되어서 마지막으로 낸 책이라는 의미에서 유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같다.

출판사에 따르면 출판 준비 다 끝내고 이제 작가의 말만 수록해서 책만 찍어내면 되었는데 그 때 돌아가시는 바람에 작가의 말을 수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열국지의 목차에 작가의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수록되지 못했다.

아, 그리고 이건 작품 외적으로 출판사에 불만이 조금 있는게 다음권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기 위해 한 챕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책을 끝낸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끝에 다음권에 계속 정도의 문구는 박아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처음 1권 봤을 때 아무런 말도 없이 1권이 끝나버려서 파본인 줄 알고 당황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