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딱 한 개만 더(2009) - 통일성을 위해 차별화를 포기한 단편집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집필한 가가 형사 시리즈의 첫 단편집으로 총 5개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5개의 단편 중 첫 번째 사건의 제목이지만, 어찌보면 5개의 단편을 모두 아우르는 제목이기도 하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독자에게 알려진 상황에서 가가가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내기 위해, 범인이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후 이어지는 4개의 단편도 사건의 내용은 다르지만, 전반적인 구조가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즉, 5개의 사건은 모두 가가 형사가 사건의 주요인물에게서 결정적인 증언을 잡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증언을 유도하는 장면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개별적인 5개의 사건에 어느 정도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개의 단편집이 서로 간의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러한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러한 시도는 작품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다.

 

  50페이지라는 짧은 분량 속에 진행되는 5개의 사건이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면서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의 사건들은 그 사건이 그 사건같은 느낌을 안겨주게 되었다. 물론 개별 사건의 트릭이나 범인의 동기들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그러한 것을 묶어주는 기본적인 구성이 같다보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사건 간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가가 형사 시리즈는 세 번째 작품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이후로 가가 형사 시리즈만의 참신한 시도를 보여주었고, 이러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면서 시리즈 고유의 색깔로 자리잡았는데,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에 등장하는 5개의 사건은 전작들에 비하면 이러한 참신함이 덜한 느낌이다.

 

  물론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의 사건들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5개의 사건이 너무 유사한 느낌을 주긴 했지만, 개별 사건들의 재미는 충분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가가 형사 시리즈 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5개의 사건을 통해 가가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났기 때문에, 가가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어느 정도 만족감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가가 형사 시리즈의 본질은 추리소설이라는 걸 감안하면,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전작들에 비하면 구성이나 사건의 트릭 면에서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단편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