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4집-Lazenca/ A Space Rock Opera



아마 5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5학년 무렵 그 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만화가 할 시간에 TV를 보고 있었는데 MBC에서 라젠카라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 전 주에 라젠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당시 방영 전부터 30분이 넘는 시간을 들여가면서까지 방송에서 소개해주는 애니메이션은 처음 보는지라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뭔가 대단한 애니메이션이 하는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 바로 라젠카가 시작되는 날을 손꼽아기다렸고 마침내 라젠카의 첫 방영일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라젠카의 오프닝에서 흘러나왔던 곡에 그야말로 압도당했다
.
그 오프닝 곡은 바로 '해에게서 소년에게.'

또한 애니메이션의 내용 역시 당시로서는 정말 재밌다고 생각했다.

뭐, 지금에야 '왜 한국애니는 맨날 환경문제만 소재로 삼느냐.'며 여러모로 까이고 있는 라젠카지만 어렸을 적 나에게 라젠카는 꽤나 심오해보였고 대단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였다ㅡ.ㅡ;
그리고 해에게서 소년에게 뿐만 아니라 Lazenca, Save Us라던가, 먼 훗날 언젠가라는 곡 역시 어렸을 때 무척이나 좋아했다.

당시에는 인터넷도 일반적이지 않았고 어렸을 때라 앨범을 사서 듣는다라는 개념도 없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위의 세 곡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렇게 애니메이션이 끝났고 집에 인터넷을 깔은 후 어쩌다 한 번씩 생각나면 위의 세곡을 듣고는 했다. 특히 먼훗날 언젠가의 경우는 노래는 지지리도 못하지만 가끔 노래방에 가면 한 번씩 부르곤 했다ㅡ.ㅡ

또 Lazenca, Save Us를 처음 들었을 때 당시 이런 형식의 곡은 처음 들었던 지라 정말 전율이 흘렀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곡 자체에 대한 관심이었지 넥스트나 신해철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다.

신해철이나 넥스트라는 이름을 듣게 된 건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유명한 가수들의 이름도 많이 접하고 100분 토론 등을 통해 신해철이라는 이름이 자주 언급되면서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점점 신해철의 시원시원한 발언들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고 최근에 신해철의 쾌변독설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신해철에 대한 호감이 대폭 상승하게 되었다.

그렇게 호감이 상승해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라젠카를 기억하게 되었고 그 당시 노래들을 찾다가 알라딘 중고샵에서 넥스트 4집과 5집을 싸게 파는 것을 발견.

결국 질렀다ㅡ.ㅡ;;

4집의 앨범 자켓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애니메이션 라젠카의 분위기를 많이 따르고 있는데 신해철의 쾌변독설에서 읽은 것에 따르면 당시 팬들은 이게 4집이라는 걸 인식못했다고 한다;

뭐, 지금에야 세월도 흘렀고 당시로서는 넥스트의 마지막 앨범인지라 4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4집에는 총 8곡이 수록되어있는데 4곡은 확실하게 라젠카에 수록된 곡들이고 3곡은 수록되지 않았다. A Poem Of Stars의 경우 라젠카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게 수록되어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뭐 어쨌든 단 8곡 뿐인 음반이지만 그 포스는 그야말로 상상초월.

라젠카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곡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The Power라던가 The Hero같은 곡 역시 포스가 철철 흘러넘친다.

신해철이 이 앨범을 내면서 애니 내용을 보니 도무지 성공할 가능성이 안 보이고 애니음악으로라도 돈을 벌어야겠다라는 발언을 했다는데...그 발언이 그야말로 적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라젠카는 까이고 까이고 또 까이고 있지만 넥스트 4집은 그야말로 전설급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으니 말이다.

앨범이 발매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만한 앨범을 찾기는 정말 힘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