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그리고 나온 강풀의 4번째 장편작품이자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의 두번째 작품인 타이밍.

개인적으로 강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블로그 열던 당시에 연재되었던 터라 24화부터 감상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 감상은 이번에 재독하면서 타이밍에 대해 전체적인 감상을 써보고 싶어서 쓰게 되었다.

타이밍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간'을 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타임스토퍼 김영탁.

10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안을 가진 장세윤.

10초 전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타임와인더, 강민혁

그리고 특정한 미래의 장면을 볼 수 있는 박자기.

이렇게 개성넘치는 시간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인상적이었던 건 영탁과 민혁의 능력을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현상들과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일상에서 가끔씩 찾아오는 순간적인 정적을 영탁의 시간을 멈추는 능력과 연결시키고 데자뷰 현상을 민혁의 능력과 연결시킨 부분은 다시 봐도 감탄 밖에 안 나왔다.

또, 시간능력자들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 사용되었던 '저승사자'라는 설정과 무당과 귀신이라는 요소까지 모두 끌어와 한데 버무린 부분 역시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흔히 시간을 다뤘다고 하면 뭔가 최첨단 SF의 느낌이 많이 나는데 거기에다가 귀신, 무당, 저승사자 같은 공포물 적인 요소까지 버무리다니...그저 감탄, 또 감탄이다.

그리고 항상 강풀만화의 구성력은 최고지만 특히 타이밍에서 구성력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전 작품들에서도 매번 감탄했지만 타이밍을 볼 때는 그야말로 그 구성력에 압도당했다.

사실 시간이란 소재가 익숙하면서도 막상 하려면 다루기 쉬운 소재가 아닌데 마지막회까지 보고나면 그야말로 기가 막힐 정도로 구성이 잘 되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또한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강풀 특유의 감성적인 부분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개인적으로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민혁의 에피소드에서 무척 강한 인상을 받았다. 데자뷰와 10초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는 능력을 연결시킨 것도 대단했지만 아내와 아이의 죽음을 수십 번이 넘게 볼 수 밖에 없었던 민혁의 이야기...

이야기 자체도 무척 슬픈 내용이었지만 그 상상력과 구성력에 정말 입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