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8점


얼마 전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박 2일 닭장차 투어를 간 일이 있었다.

조서를 꾸민 후 유치장에서 42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정말 유치장 내에는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밖에는 할 일이 없다;

그러던 차에 유치장 내에 책을 빌려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평소 이름은 많이 들어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뭐랄까.

어떤 경우 꾸며낸 이야기보다도 실화가 감동적인 경우가 있는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모리는 이 책의 저자인 미치의 대학교 스승으로 루게릭 병에 걸려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그렇지만 그 투병생활 내내 모리 교수는 절망하기보다는 자신의 남은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의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 제자 미치에게 강의를 하게 된다.

제자 미치의 경우 대학교 때 모리 교수를 만나서 인생에 좋은 교훈을 많이 얻게 되긴 하지만 친척의 비참한 죽음을 보고 저렇게 죽어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어느 순간부터 일에만 몰입하기 시작했고 어느 사이 완전히 일벌레가 되어있었다.

그런던 차에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루게릭 병에 걸린 모리 교수를 보게 되었고 그 프로를 보고 모리 교수를 만나러 간 것이 모리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듣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책은 처음에는 모리와 미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강의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이야기와는 별개로 강의내용이 등장한다.

그 강의에서는 여러가지 인생에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뭔가 철학적이고 어려운 내용이라기보다는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리가 말한 강의내용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일 지라도 모리 교수의 마음씨에는 참 여러모로 느끼는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모리 교수는 앞서 설명한 대로 루게릭 병에 걸렸으면서도 남은 인생을 충실하게 보내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무척이나 긍정적인 인물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강의 내용이 비꼬거나 냉철하기보다는 뭔가 훈훈한 느낌이 든다.

나 같은 경우, 책을 읽은 장소가 또 장소였던지라 뭔가 더 울컥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런 장소를 가봤던지라 42시간 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따끈따근한 이야기를 읽으니 보다 더 감동적이었달까.

그리고 강의 내용을 떠나서 마지막 장면은 정말...

미치는 모리의 마지막을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둘 다 그의 죽음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되고 마지막 수업과 함께 작별을 나눈다.

그 장면에서 미치가 이제서야 선생님이 절 울렸다는 말이 꽤나 슬프더라.

이 책은 막 눈물을 쥐어짜는 최루성 소설도 아니고 철학적인 교훈을 주는 소설도 아니지만 그냥 읽으면서 여러모로 많이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그 생각할 거리가 아니더라도 모리라는 한 긍정적인 인간의 마지막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