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어른 제국의 역습

                                  

짱구는 못말려는 내가 초등학교 2~3학년 때쯤부터 알고 있던 작품이다. 그리고 십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도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짱구는 못말려는 원작과 애니메이션에 인기에 힘입어 최근까지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내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쪽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짱구는 못말려의 극장판 퀄리티가 생각보다 무척 괜찮다는 소리를 한 번쯤을 들어봤으리라 생각된다.

대체로 짱구의 극장판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짱구는 못말려의 9번째 극장판 '어른 제국의 역습'이었다.

거의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이건 짱구는 못말려의 차원을 넘어서 일본 애니계에 손꼽히는 명작이다 수준이었기에 언제고 한 번 봐야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골골대면서 쉴 수 밖에 없었던 지라(...) 뭐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보게 되었다.

20세기 향수에 정복당한 짱구의 어른들, 그런 어른들을 구출하기 위한 짱구 일당의 노력(?)이 어른제국의 역습의 주요 스토리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이야기 중반부 짱구 일당이 적들로부터 도망다니는 장면이나 버스를 탈취하는 장면은 대박. 어떤 글에서 보니까 이 부분은 80년대 한창 잘 나가던 홍콩영화를 연상시키기 위한 장면들이라 카더라.

그러나 어른제국의 역습의 진정한 이야기는 짱구가 자신의 아빠 신형만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형만의 발냄새(...)를 맡게 하는 장면부터라고 할 수 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기를 지나 회사에 취직을 하고, 연애를 하고, 아이를 낳고...자신의 인생을 재구성하며 기억을 되찾은 신형만. 그리고 자신을 알아보겠냐는 짱구의 질문에 그저 짱구를 끌어안고 우는 신형만의 모습은 이 작품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도 이 장면은 지브리 선정 일본 만화 최고 명장면 1위에 꼽히기도 했다.

그 밖에도 집단린치를 당하면서도 내 인생은 하찮지 않다고 외치는 짱구아빠의 모습이나, 엎어지고 깨지면서도 켄의 음모를 막기 위해 뛰어가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비장한 짱구의 모습, 그리고 음모를 막기 위해 뛰어간 행위 자체로 세계의 위기를 구한다는 설정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심정은 말 그대로 짱구가 나를 울리다니ㅠ.ㅠ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명작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수준인 줄은 정말 몰랐다. 정말이지 코믹, 재미, 감동을 모두 휘어잡은 희대의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나 애니, 소설 등을 보다보면 나이가 들면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이 생기게 마련인데 내게는 어른제국의 역습이 그런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