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시작의관



2000년 12월 경.

플러스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한국의 게임회사 아트림미디어는 차기작으로 준비해온 프로젝트 제로를 발표한다.

아트림미디어의 주장에 따르면 프로젝트 제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원소스 멀티유스로 그원소스 멀티유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로라는 하나의 아이템을 가지고 게임, 소설, 만화, 일러스트집, OST 앨범 등을 내게 된다.

그 중 만화에 속하는 제로-시작의관은 제로 게임 발매 전 주니어챔프에서 연재되기 시작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16년 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제로의 원작자인 임달영 작가가 스토리 작가로 천랑전설, 나우 등으로 유명한 박성우 만화가가 그림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데...

결과적으로는 최근에 나온 퍼펙트 디멘션을 제외하고는 당시 나온 프로젝트 제로 중에 유일하게 성공한 프로젝트가 되어버렸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경우라고나 할까;;;

게임 제로-흐름의원의 경우 스토리나 일러스트 쪽으로는 호평을 받았지만 잦은 버그와 게임성이 제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비평을 받은터라 흥행에 실패했고 소설도 이래저래 묻혀버렸으며 일러스트집과 ost앨범은 한정판에만 수록되었던터라 게임이 망하면서 같이 흥행에 실패;

반면 제로-시작의관의 경우 국내만화계에서는 알아주는 박성우 만화가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프로젝트 제로의 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화팬들이 관심을 가졌고 스토리 역시 한국 만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터라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

기억하기로는 제로-시작의관 9권이 나왔을 때 판매량 10위권안에 들었던 것 같다; 나올 때마다 만화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많이 나왔었고.

제로-시작의관의 성공 덕분에 역으로 게임과 소설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며 임달영 작가의 경우 그동안은 만화 쪽으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제로-시작의관의 성공으로 만화계에서의 입지를 훌륭하게 다지게 된다. 덕분에 제로-시작의관 완결 후에는 만화 쪽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내게 되고 결국에는 일본 진출까지 성공하게 된다.

한 마디로 제로-시작의관 이후 임달영 작가는 인기 스토리 작가의 반열에 들게 된다.

박성우 만화가 역시 박성우 만화가 작품 중 탑에 들 정도로 흥행한 덕분에 인기 만화가로써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혔고 이 인연으로 임달영 작가와 '흑신'이라는 작품으로 일본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제로-시작의관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게임 제로로부터 16년 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제로-흐름의원에서 주인공 유기의 라이벌로 등장했던 격연의 아버지 아사카와 슈우이치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슈우가 일본인인 덕분에 제로-시작의관의 주 배경은 일본이며 등장인물도 유기의 아버지 유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인이다.

솔직히 말해서 제로-시작의관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원작과는 연계성이 많이 떨어진게 사실이다. 슈우를 가지고 놀 정도의 강자인 유신을 비롯한 시작의관의 여러 인물들이 원작에 별 영향을 미치지도 못했고 특히 엔딩의 경우 원작의 설정과는 완전히 어긋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의관을 패러렐 월드라고 비꼬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런 지적들을 수용했는지 최근 나온 퍼펙트 디멘션에서는 시작의관과의 연계성을 최대한 살렸더라.

그리고 애초에 기획이 6권이었던 것에 비해 완결은 10권.

예전에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한 번 보니까 확실히 조금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했다. 초반부 전투씬들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전투씬들도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건 임달영 특유의 설정들이 잘 살아있고 연출도 좋았으며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좋았기 때문이다.

레기오스 때부터 이어져온 임달영 특유의 설정은 제로로 계승되었지만 제로-흐름의원 게임의 경우 게임 장르의 특성상 이러한 부분들을 많이 살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시작의관은 이런 설정들을 정말로 잘 살려내서 기류사단 같은 임달영 특유의 설정들이 너무나도 멋지게 등장한다.

특히 8권 쯤 유신이 그라비티 캐논을 쓰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전율과 캐감동ㅠ.ㅠ

또 슈우가 폭주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장면...뒤돌아보니 슈우가 잡고 있던 팔만 남은 장면이라던가, 슈우와 유신의 충돌, 그리고 이어지는 m.o와 유신의 격돌은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10권에서의 전투 역시 너무나도 멋진 마무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제로-흐름의원 내용을 알고 있기에 어느 정도 내용은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그래도 막상 읽을 때는 꽤나 가슴 시린 엔딩이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엔딩 부분에서 유기와 영시, 그리고 격연을 등장시키면서 흐름의원과의 연계성을 드러낸 부분도 괜찮았던 것 같다.

제로-시작의관의 인기에 힘입어 본편인 제로-흐름의원도 만화 연재가 시작되어 3권까지 나오게 되지만 만화가가 바뀌어 작화가 완전히 바뀐 탓에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만화가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재도 중단되어버린다;;;

다행히 제로 퍼펙트 디멘션으로 제로의 마지막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게 되긴 했지만;;

어쨌거나...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만화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