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일상다반사와 같은 엽기만화로 이름을 알렸던 강풀이 맨 처음 순정만화를 그린다고 했을 때의 반응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뭐랄까. 엽기물로 승부하던 만화가가 갑자기 순정만화를 그린다는 것도 그랬고 강풀의 그림이 도저히 순정만화랑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점도 있었고;;

그렇지만 순정만화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야말로 대히트를 치게 되고 강풀의 이미지는 대변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들고 나온 두번째 장편 작품이 바로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사실 지금에야 미심썰이 최근 완결된 시즌 3 '이웃사람'까지 나와있어서 분류상 '아파트'라고 표기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제목은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이었다. 그리고 그 후속작은 미스테리심리호러물이 될 거라 했지만 그냥 미심썰이란 이름의 시즌제로 방향을 바꾼 것 같다.

어쨌거나 강풀 만화가는 여기서 또 다른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순정만화에 이어 또 한 번의 대히트를 치게 된다. 그야말로 연타석 홈런이랄까.
(지금까지 강풀 장편작품의 타율은 1.000ㅡ.ㅡ)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부터 강풀만화를 보기 시작해서 다 읽고난 후 순정만화를 보고 그 이후로는 나올 때마다 챙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풀 만화가의 만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 건 타이밍이지만 가장 공포라는 측면을 잘 그려낸 건 아파트라는 생각이 든다.

타이밍 같은 경우는 공포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시간이라는 소재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췄고 이웃사람 같은 경우 아파트보다는 공포라는 측면이 덜했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읽을 때도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 몇몇 장면에는 괜히 흠칫했다;;

내용은 어떤 아파트에서 9시 56분만 되면 동시에 불이 꺼지는데 이 부분에서 수상함을 느낀 몇몇 사람들이 사건에 연루된다는 것으로 그 사건을 일으킨 건 다름아닌 귀신.

아파트의 독특한 점은 일단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부분일 거다. 첫번째 챕터인 아파트에서는 고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길래 고혁이 주인공 같았지만 두번째 챕터에서는 여기자, 세번째 챕터에서는 우울증에 걸린 아줌마, 네번째 챕터에서는 양형사와 저승사자, 그리고 다섯번째 챕터에서는 여고생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챕터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또 마지막 챕터에서는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만나 마침내 엔딩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웹툰에 맞는 공포물이라는 점.

뭐, 요즘에야 실력좋은 웹툰만화가가 많아서 웹툰 형식, 그러니까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보는 형식에 맞춘 연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순정만화나 아파트가 연재될 때만하더라도 이런 연출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화면을 내리면 귀신의 초점이 바뀐다던가, 귀신이 나타나는 등 이러한 웹툰의 특색에 맞는 연출이 많았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보면서 느낀 건...강풀 만화가가 그림 못그리기로 유명한 만화가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파트 때에 비하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점;

아파트보다가 최신작 이웃사람을 보면 실력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부분...(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