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몬 완결


다크 메이지 2부인 데이몬이 일단 1부 완결이라는 형태로 끝이 났다.

사실 완결이 난 건 몇달 전이지만 어떻게 하다보니까 얼마 전에야 마지막권을 읽게 되었다.

읽고 난 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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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랑 장난???


아니 뭐...원래 김정률 작가 작품 중에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작품이었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뭐 이런 개막장 전개가 다 있어?

마지막권을 읽기 전부터 문피아 등의 커뮤니티에서 데이몬 6권이 막장엔딩이라며 신나게 까이는걸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김정률 작가는 처녀작인 소드엠페러 때부터 자잘한 에피소드가 많지도 않았고, 웃기는 장면 역시 별로 없었을 뿐더러 설혹 있다해도 그렇게 코믹하지도 않았다. 감동적인 장면 역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공감이 가지 않으며 문체 역시 보통의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특출나게 뛰어나지도 않다.
(다크 메이지에서 무슨 처녀 찾는 에피소드는 제외; 전혀 쓸데없는 에피소드에 한 권이나 소비하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률 작가가 나름대로 네임벨류를 획득하고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된건 빠른 이야기 전개에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 그리고 빠른 이야기 전개 등은 보는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그렇기에 비록 다른 작가들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다소 부족하긴 하더라도 '재미'라는 면에서는 어느정도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던 것이 데이몬을 기점으로 조금 스타일이 바뀌었다.

일단 기존 작품들의 분위기가 조금 처절했던 것에 반해 데이몬과 트루베니아 연대기는 주인공인 데이몬과 레온이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기존 작품들에 비해 자잘한 에피소드도 많이 늘었을 뿐 아니라 '피식'이나마 조금은 웃게 되는 장면들도 많이 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를 어느 정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특히 트루베니아 연대기 같은 경우는 여러모로 내 취향과 일치하는 부분도 많아서 정말로 재밌게 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데이몬 역시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4권까지는 기존 작품들보다 재미없기도 했고 여러모로 불평도 많았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봤다.

그런데 데이몬이 4권까지 출간된 후, 트루베니아 연대기가 동시에 출간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평소 출간속도가 빠르기로 유명한 김정률 작가답지 않게 출간텀이 꽤나 길어졌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속에 나온 데이몬 5권부터 4권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몰락하기 시작하더니 6권에 들어와서는 정말 막장엔딩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일단 5권에서 영호명이 전면에 등장하더니 갑자기 데이몬은 사라지고 영호명이 주인공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구무협, 막말로 무협지라고 부르는 전개를 그대로 담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녀작 소드엠페러에서도 드러났던 여성을 도구 정도로 보는 시각이 5권에서부터는 정말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4권 전에도 기존 작품들에 비해서 그런 점이 조금 노골적이다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5권부터 그야말로 여성은 강한 남자들에게 끌리는 정도의 존재로만 그려진다.

다크 메이지의 율리시아, 트루베니아 연대기의 알리시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던 작가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뭐, 백번 양보해서 이런 부분은 취향 차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치자.

5권에서부터 6권까지 이어지는 막장전개는 진짜 사람 돌아버리게 만든다.

5권에서 6권 전개 과정은 진짜


왠 듣보잡->알고보니 초고수->무공 퍼주기->굽신굽신


더 어이없는 건 5권에서 저런 전개로 영호명이 한 문파를 차지한 뒤로 나오는 데이몬의 행보가 영호명의 행보랑 거의 똑같다는 거다.

이야기 재탕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더 열받는 건 저런 데이몬의 행보가 6권에서 절반 이상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남은 반권 분량의 내용에 사준환에게 복수를 하려고하니 내용이 막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니, 그래도 나름 사준환은 다크 메이지에서부터 등장씬은 적었지만 비중이 큰 인물이었다.

데이몬이 워낙에 가진 파워가 세서 허무한 복수가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도대체 이 초등학생도 코웃음을 칠만한 전개는 어쩌라는 걸까?

여자 두명 끼고 드래곤 불러서 강시 쓸어버리고 튀어버린 사준환은 1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으로 복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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뭥미?!!!


아니,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적어도 사준환이 데이몬의 진짜 정체를 듣고 충격을 받는 장면이 좀 더 임팩트가 있어야 했던 거 아니야?

이딴 복수를 할거면 당문하고 황보세가는 왜 지원했고 냉유성은 왜 키워준 거야?

그리고 다크 메이지에서 그렇게 냉철하던 데이몬이 마왕되더니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하셨나? 만나는 사람마다 무공이고 뭐고 다 퍼주게?

이딴 복수를 하려고 앞에서 그런 방해공작을 했나?

막말로 암흑투기를 회복했다면 그대로 쳐들어가서 깽판 부렸어도 괜찮았겠네?

진짜 일생일대의 복수를 앞두고 양쪽에 여자 끼고 용타고 날아다니는 것도 어이없고 마지막에 영호명이 영웅인냥 등장한 것도 어이없고 사준환을 그딴식으로 조진 것도 어이없고, 이딴 작품이 다크메이지 2부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것도 어이없다.

예전 썼던 데이몬에 대한 감상을 쓸 때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는데 6권을 보고 나니 그 때 썼던 감상도 그냥 지워버리고 싶다.

진짜 김정률 작가한테 이 정도로 실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최소한의 기본은 하는 작가라 나올 때마다 챙겨봤는데 이렇게 멋지게 뒤통수를 치다니...

데이몬 2부가 나온다던데, 이딴 식으로 할거면 제발 안 내줬으면 한다.

다크 메이지에 대해 괜찮았던 평을 망친 건 데이몬 만으로도 충분하니까.